

아이를 키우시는 부모님들은 한 번쯤 전집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으시죠? 저 역시도 아이가 조금씩 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유명하다고 알려진 전집들을 많이 구매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처음 유명 전집들을 구입하고 가장 놀랐던 부분이 외국, 특히 일본 작가의 작품이 눈에 띄게 많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었어요. 같은 아시아 생활권이라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책들도 물론 많지만, 가끔 문화적인 배경이 달라서 '응?'싶은 장면이나 설정이 등장하는 작품들도 있었습니다. 우리에게 조금 낯설게 느껴지는 생활 방식이나 표현, 정서가 담겨있다 보니 아이에게 설명을 덧붙여야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한국 작가 작품들을 많이 찾아보게 되었는데 너무 좋은 책을 만들어주시는 작가님들이 많이 계셨어요. 우리 생활과 정서가 자연스럽게 담겨 있어 아이가 더 쉽게 공감하고 몰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오늘은 유명한 한국 그림책 작가님들에 대해서 소개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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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녕달 작가
제일 먼저 소개하는 '안녕달' 작가님은 저와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님입니다. 아니 아이보다 제가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따뜻하고 정감있는 그림체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일상의 작은 순간을 섬세하게 포착해 아이와 부모님들 모두에게 위로와 공감을 전하는 작품을 만들어 왔습니다. 특히 한국 전통의 풍경과 정서를 촌스럽지 않게 따뜻하고 서정적으로 담아내고 있어서 그림책을 볼 때마다 감탄하게 됩니다. 대표 작품으로는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 <수박수영장>, <당근유치원>, <당근 할머니> 등이 있습니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동시에 할머니-손주와 같은 가족의 사랑, 계절, 성장과 같은 주제로 평범한 일상 속에서 느끼는 감정과 관계의 소중함을 잘 그리고 있어 부모 세대에게도 큰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그림책을 읽어주는 부모님들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오르게 해주는 힘이 있어 "아이를 위한 그림책이자 동시에 어른을 위한 그림책"으로도 평가받고 있습니다. 선명하지만 과하게 쩅하지 않은 색감과 색연필 느낌의 부드러운 선으로 그려진 그림체가 특징입니다. 작품 곳곳에 숨은 은근한 유머 코드들이 있어서, 아이와 여러 번 읽더라도 아이의 성장에 따라 새로운 디테일을 발견할 수 있어 더욱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안녕달'이라는 필명으로 개인 신상이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아서 작가 소개란에도 '물 흐르고 경치 좋은 산속 학교에서 시각 디자인을 공부하고 저 멀리 바닷가 마을 학교에서 일러스트를 공부했다'고만 나와있습니다. 한 인터뷰에서 '안녕달'이라는 필명은 거의 반백수 느낌의 일러스트레이터였던 시기가 있었는데, 예쁜 이름이면 많이들 써주려나 싶어 급히 예쁜 단어를 조합해서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작가님이 2015년 출판한 직접 쓰고 그린 척 그림책인 <수박수영장>은 지금까지 88쇄, 약 32만 부가 팔렸고 뮤지컬로도 제작되기도 하였으며, 출판한 그림책들의 전체 누적 판매는 국내에서만 약 81만 부에 이를 정도로 국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그림책 작가 중 한 명입니다.
2. 백희나 작가
국내 그림책 작가님들 중 제일 유명한 작가님을 꼽으라면 단연코 백희나 작가님일 겁니다. 인형과 미니어처 세트를 직접 만들어 장면을 연출한 뒤 촬영하는 독창적인 제작 방식과 따뜻한 이야기로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백희나 작가님은 1971년생으로 이화여자대학교 교육공학을 전공한 후 미국 캘리포니아 예술대학(CalArts)에서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공부했습니다. 2004년 첫 창작 그림책 <구름빵>으로 데뷔해 45만 부 이상 판매되는 대성공을 거두었고, 2005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픽션 부문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습니다. 또한 2020년 한국인 최초로 아동문학계 노벨상이라 불리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기념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대표작은 <구름빵>이외에도 <알사탕>, <장수탕선녀님>, <이상한 엄마> 등이 있으며, 많은 작품들은 뮤지컬로도 만들어져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녀의 그림책은 애니메이션 배경을 살려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로 현실감 있는 이야기를 만듭니다. 일상과 판타지가 어우러진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로 아이와 어른 모두를 사로잡으며, 풍부한 표정과 영화 같은 카메라 워크가 특징입니다. 화려한 사건보다는 아이들의 상상력과 마음속 감정을 따뜻하게 들여다보는 이야기가 중심입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마법 같은 순간이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시선에서 바라본 가족, 친구, 이웃 사이의 따뜻한 관계를 섬세하게 표현하며 독자들에게 웃음과 위로를 함께 전달합니다. 저는 백희나 작가가 한국 전통 요소, 특히 전통 설화를 현대적인 판타지와 잘 섞어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방식을 특히 좋아합니다.
3. 이지은 작가
저희 아이가 최근에 가장 좋아하는 작가인 이지은 작가님. 독특한 상상력과 유머 있는 이야기로 최근에 많은 작품들이 사랑받고 있는 작가입니다. 1977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림책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영국 브라이튼 대학교(University of Brighton)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한 뒤 한국으로 돌아와 그림책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2014년 첫 그림책 <종이아빠>를 출간하며 존격적으로 작가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단순히 교훈을 전달하기보다는 만화책 같은 그림책으로, 일상의 소재로 재미있는 이야기와 상상력에 집중합니다. 작가 역시 인터뷰에서 “잘 만든 그림책보다 아이들에게 즐거운 장난감 같은 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작업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강렬한 색감과 개성 있는 그림체를 아날로그 질감으로 표현하며, 동물이나 상상의 존재의 독특한 캐릭터로 유머와 반전이 있는 이야기를 풀어내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파라파 냐무냐무>, <팥빙수의 전설>, <친구의 전설>, <태양왕 수바>등이 있으며 <이파라파 냐무냐무>를 통해 2021년 코믹-유아 부문 대상 부문에서 볼로냐 라가치 대상을 수상하기도 하였습니다.
4. 김영진 작가
김영진 작가님은 현실적인 가족 모습과 아이들의 솔직한 감정을 생생하게 담아내 많은 공감과 사랑을 받는 작가님입니다. 판타지 적인 요소보다는 부모와의 관계, 유치원에서 일어나는 일, 현제자매 갈등 등 실제로 일상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작은 사건들이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펼쳐집니다.
충남 부여 출신으로 서울 잠실에서 자라며 출판사에서 그림책 편집 디자이너로 일하다가 <노래하는 볼돼지>로 작가 데뷔했으며, 고대영 작가와의 <지원이와 병관이> 시리즈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 시리즈는 누나 지원이와 동생 병관이가 등장하는 이야기로, 실제 가정에서 일어날 법한 상황을 재미있게 풀어내 많은 어린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과장된 캐릭터와 익살스러운 표정의 그림체가 특징입니다. 처음 작가님 책을 보곤 그림체가 제 스타일이 아니라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는데, 최근 출판한 <편의점 시리즈>와 <빨간 벽돌 유치원> 시리즈는 그림체가 훨씬 따뜻하고 부드러워서 더욱 애정하게 된 작가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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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소개해드린 작가님 외에도 김유 작가님, 윤정주 작가님, 배유연 작가님 등등 소개하고 싶은 작가님들이 정말 많이 남았습니다. 다음에 더 많은 국내 그림책 작가님을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